명나라 F4 중 세번째. 신종 'the 태업' 만력제
<강민철의 역사스페셜 F4황제 3탄 신종 만력제 주익균 재위 1572~1620>
오늘은 명나라 4대 암군 중 킹오브킹. 청나라 강희제가 말하는 명이 망한 이유 원탑! 중국에선 제사도 안지내는데 한국에선 제삿밥 잘 챙겨주는 만력제편입니다.
만력제는 명나라 황제 중 가장 긴 시간 동안 나라를 말아먹어 명나라를 회복불능 상태로 만들어버립니다.
가정제가 15세에 즉위했지만, 만력제는 10살에 즉위하는 기염을 토하며, F4 공식 레퍼토리인 즉위 초의 선정을 보여줍니다. 동아시아사 교과서에 무조건 나오는 장거정, 그리고 황태후 이씨, 환관 풍보와 함께 명나라를 잘 이끌어갔습니다. 동아시아사 교과서에 무조건 나오는 일조편법을 만들어 조세제도를 개혁하고, 척계광, 이성량 등을 통해 북로남왜의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이렇게 되자 사람들은 "드디어.. 2명의 쓰레기를 거쳐 이제는 정상인이 등장했구나.."라고 안심했습니다만..
여기서 끝나면 역사스페셜에 올라오지도 않았겠죠. F4편을 계속 보면 항상 첫끝발은 개끝발이라는 걸 알 수 있듯이 역시 이놈도 똑같았습니다.
만력제 10년. 장거정이 죽게되면서 재앙은 시작되었습니다. 장거정이 죽은 2년 뒤 뜬금없이 부관참시를 시전합니다. 그리고 이미 죽은 장거정의 모든 직위 박탈한 후, 인사라도 했다 싶은 사람들은 다 죽여버리고 환관 풍보마저 죽여버립니다.
황태후 이씨의 황제를 키우기 위한 잔소리가 애 성격을 버려놨고, 장거정과 풍보가 뒷재산을 엄청 쌓았다는 것에 대해 만력제는 엄청난 배신감을 느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런 것은 이제 일어날 트롤링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는게 함정...
만력제는 자기 소생의 아들을 태자로 만들고 싶어 장자를 태자로 옹립하려는 대신들과 대립하게 됩니다. 이를 '국본(태자)의 쟁'이라고 합니다. 사실 명나라 황제는 중국사를 통틀어 가장 깡패같은 힘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국본의 쟁'의 경우에 보통 황제라면 신하들의 말을 수용하거나, 신하들의 말을 씹어버리거나 어떤 선택도 가능했죠.
그러나 만력제는 제3의 선택을 하게됩니다. "나 왕 못해먹겠다. 니들이 알아서 해라 ㅅㅂㄴ들아"라고 외치며 무려 30년 간 자그마치 30년!동안 직무수행을 거부하게 됩니다. 30년 동안 이가 없으면 잇몸 즉, 신하들이 뭐라도 해야되는데, 장거정과 풍보가 죽은 후 남은 인재가 하나도 없는 클린한 상태여서 오로지 "폐하 통촉하시옵소서"만 30년동안을 하고 앉아있었습니다. 30년동안 아무것도 안하고 있으니, 관료들, 심지어 궁을 지키는 병사들마저 황제의 얼굴도 몰랐다고 합니다.
어이가 없는 건 1615년 그렇게 싫어하던 첫째 주상락에 대한 암살미수사건이 발생하자, 만력제 曰 "장자를 세우는 건 고금의 법도. 정의의 이름으로 널 용서치 않겠다!"라며 주모자들을 다 척살시켜버립니다..........이정도면 프로파일러한테 분석을 맡겨야..
나아아아중에 스스로 찔렸는지 스스로 "나는 무위의 도로 이 나라를 다스리고 있다."라며 자뻑을 시전합니다. 결국 즉위 초 만들어진 유토피아는 박살나고 다시 개판 똥판 새판이 되어버린 중국영토.. 게다가 30년 후에 등장한 만력제는 세금낭비라는 새로운 스킬을 시전함.
여기서 등장하는 것이 '임진왜란 and 정유재란'. 신하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조선에 병사를 파병하게 됩니다. 썰에 의하면 만력제 꿈에 관우가 나와 "내가 관우고 너는 유비인데, 장비인 조선의 선조가 고통받고 있으니 도와줘야 으이리 아니겠능가"라고 해서 파병했다고 함..(?!)
더 나아가, 우리나라 백성들이 굶는다는 안타까운 소식에 나라 돈 털어 쌀 백만 석을 구매한 뒤 조선에 보냈다고 합니다. 100만석이면 약 9만 톤. 자그마치 9만 톤의 쌀을 조선에 무상으로 뿌렸으니, 왜 중국에선 제삿밥도 안주는 걸 한국에서 챙겨주는지 이해가 가기 시작함.. 심지어 이 제삿밥주는 인간이 세도정치 시기에 권력자라는게 함정 캬..
임진왜란, 정유재란 파병에 몰빵한 것도 모자라 명나라 내부에서 일어난 반란을 진압하는데 돈을 천문학적으로 썼음에도, 자기 묘자리 만드느라 그만큼의 돈을 또 써버립니다.. 심지어 자기 묘비에 아무 것도 적지 않았는데, 그 이유가 "나의 공덕은 니들이 쓸 수 있을 정도로 작지 않음. 그러니까 적지마."라는게 함정.
이 무덤만드는데 엄청난 돈을 쓰고 자기 아들 장가에 은 2400만냥을 쿨하게 써버리는 통큰 황제덕분에 명나라 재정은 박살나고, 여진족의 성장과 더불어 명나라는 멸망의 길로 들어서게 됩니다.
만력제는 당시에도 중국인들의 혐오대상이었지만, 현대사에서도 혐오의 대상이 되어버립니다. 1950년대 진짜 병걸렸는지 확인할려고 묘를 팠는데, 만력제에게 아편중독증세가 있다고 밝혀졌고, 밝혀짐과 동시에 당시 마오쩌뚱의 문화대혁명으로 그 묘는 파.괴. 시체도 훼.손.되어버립니다. 교훈 "트롤링하면 언젠가 벌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