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염으로 인해 몸이 편치 않은 하루를 보냈을 때, 어쩌다 듣게 된 악흥의 순간 4번
하루종일 나를 괴롭힌 두통을 이렇게 잘 표현하는 노래가 있을까 싶어 간만에 1번부터 4번까지 들어보았다.
시작부터 바빠지는 손 끝에서 나오는 선율의 흐름과 한 번씩 툭툭 치는 멜로디.
어느 순간 강하게 들어왔다 슬며시 빠지는 노래.
두통과 함께여서 노래에서 분노의 감정을 느꼈는데,
실제로 라흐마니노프가 이 노래를 작곡할 때의 심정이 그랬을 거라 생각되었다.
먹고 사는 문제가 그를 괴롭히고 있을 때, 그는 기차에서 지갑을 도둑 맞았다.
먹고사니즘이 그의 목을 조여올 때, 그 손을 뿌리치기 위해 만들어 낸 노래가 바로 이것이다.
급하게 쓴 노래인 만큼, 그의 감정이 더더욱 잘 들어가 있다고 생각한다.
10도 이상의 손 크기가 요구되며, 화려하게 펼쳐지는 그의 노래는 소음과 세련됨의 극단을 달린다.
쿵쾅쿵쾅 찍어대는 음이냐, 노래에 담긴 감정을 세련되게 표현하는가 그 차이가 연주의 차이를 만들어 낸다.
분노를 표출하고자 간만에 피아노 건반을 두들겼으나,
내 연주는 쿵쾅쿵쾅 조차 입에 담을 수 없는 소음이었던 것 같다.
연주를 마치고 두통약을 먹었으니 말 다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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