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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철의 역사스페셜

헬조선? 진짜 헬이었던 조선. 역사스페셜 '경신대기근' 1편

by Dreamer's advisor 2016. 3. 17.

늘은 조선 역사 상 최악의 시간이었던 '경신대기근'을 다루는 시간입니다.

이 기근은 많은 사람들에게 생소하지만, 말 그대로 헬조선을 만들어버리는 대재앙이었습니다.

오죽하면 양난(임진왜란, 병자호란)을 다 겪으면서 살아남은 사람이 "차라리 임진왜란 때가 좋았지.."라는 말을 할 정도였습니다.

<사진은 그냥 지옥 찾다가 찾은 한국 판타지 영화 '대지옥'의 포스터>

경신대기근은 1670-1671년, 조선 18대 임금인 현종이 재위한지 11년되는 경술년부터 다음 해인 신해년에 걸쳐 일어난 대기근을 말합니다.

경신대기근은 그야말로 대참사였고, 문명사회의 끝인 카니발리즘(인육)까지 일어날 만큼 참혹했던 재앙이었습니다. 경신대기근으로 조선의 전체 인구 중 10%, 가령 조선의 인구가 2000만 명이라고 했을 때 200만 명이 죽을 정도였으니..

나이드신 분들 중에 유성이나 기이한 천문 현상에 대해 공포심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있으실텐데, 기이한 천문현상에 대한 공포는 경신대기근 이후 엄청나게 심했다고 합니다. 서양사람들은 이를 매우 이상하게 여겼지만 경신대기근은 천문현상에 대한 엄청난 두려움을 만들었습니다.

1670년 음력 1월 1일 새해부터 햇무리가 발견되고, 이후 달무리까지 한 달 내내 관측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유성이 잦은 빈도로 관측되었습니다. 연속된 천체 현상으로 조정은 뒤집어졌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대재앙의 시작이 될 줄은 아무도 몰랐죠. 

그러더니 이젠 땅에서도 기이한 현상이 일어나기 시작합니다. 전라도 영암, 경기도 교동, 경상도 거창 등 조선 8도 구분없이 한반도에서 지진이 동시 관측되었습니다. 특히 삼남지방에서는 엄청 강력한 지진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났습니다. 지진때문에 기근인가?라고 생각하시면 안됩니다. 지진은 재앙의 전조였습니다.

충청도와 전라도에 발생한 전염병이 전국으로 확산되었고, 설상가상으로 2월부터 전국적인 가뭄이 시작되었습니다. 더욱이 2월 26일에는 서울에 눈이 오고 팥크기만한 우박이 떨어졌다고 합니다. 2일 뒤에는 경상도에서 우박이 떨어졌다고 합니다. 날씨가 이러니 농사는 개판 오분전, 우물은 마르고, 서리가 발생해 농작물의 냉해가 발생했다고 합니다.

4월에 나아졌나고요? 그럼 이 게시물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4월엔 더 악화되었습니다. 비는 없고 우박만 내리고 밤이 되면 서리가 안녕~하며 찾아오니 그 해 농사는 그냥 안녕~. 5월 역시 가뭄과 우박이 더 심해졌고 특히 평안도 지역은 아작났습니다. 우박으로 아이가 죽고, 동물들도 죽었습니다.

평안도에 5월 23일 비가 내렸습니다!! 드디어~~!!!도 잠시, 그동안 못온거 한꺼번에 몰아쳐 오는 바람에 19명이 익사, 압사하고 논,밭이 다 결딴났습니다. 여기에 전염병은 바늘가는데 실가는 격으로... 게다가 이때부터 재앙의 끝판왕인 메뚜기 형들이 등판하기 시작합니다. 이렇게 되자 당시 영의정이었던 정태화는 '현재 재난은 나라의 존망이 달려있는 수준이다.'라고 진단했습니다.

6월에도 우박은 이어졌으며, 중순에는 전국적으로 장마와 태풍이 찾아옵니다. 폭풍속에도 메뚜기형들의 활동은 멈춤이없어 함경도에선 도토리 열매조자 없는 상황이 일어났습니다. 7월 역시 우박, 서리는 계속되어 전국 특히 함경도는 계속 털렸습니다.

왕이 몸이 부족해 지방수령들에게 명령할 정도로 엄청나게 제사를 지냈음에도 불구하고, 리얼 스웩 초대형 태풍이 제주도에 찾아옵니다. 이 태풍으로 제주도는 영혼까지 털립니다. 파도로 바닷물이 육지로 들어와 작물들이 소금에 절어 죽었습니다. 파도가 너무 심해 안개에서 소금맛이 나는 상황이었다고 합니다. 당시 제주도 전체 인구가 4만 2천 명이었는데 죄다 굶는 상황이라 제주 목사는 육지 쪽에 "살려줘 살려줘 진짜 다 죽겠다고 이러다가 백성들이 서로 잡아먹을지도 몰라. 으아"라고 지원을 요청합니다.(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 제주 목사가 백성들과 함께 항구에서 배를 기다리다 대성통곡할 정도로 제주도는 처참했습니다.



오늘 1편은 여기까지입니다. 1편만 봐도 끔찍한데 2편씩이나 있다니.. 얼마나 심한 재앙이었는지 느껴지시나요?

이글을 쓰면서 필자는 필자가 보고 들은 모든 재앙을 다 목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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